통풍 환자의 절반 이상이 첫 발작 후 약을 스스로 끊습니다. 아프지 않으니까 다 나은 줄 알고요. 제가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 "통증이 없어졌는데 왜 계속 약을 먹어야 하냐"는 겁니다. 이 글은 그 질문에 답하는 글입니다.요산 수치, 통증 없을 때 더 무섭습니다통풍의 본질은 혈중 요산(uric acid) 농도가 만성적으로 높아지면서 관절 안에 요산 결정이 쌓이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요산이란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이 우리 몸에서 분해될 때 만들어지는 최종 산물로, 일정 농도 이상이 되면 바늘 모양의 결정체로 굳어 관절 조직을 파고듭니다. 이게 면역 반응을 폭발적으로 자극해 엄지발가락이 이불 한 장도 못 버티게 붓고 열이 나는 급성 발작(acute gout attack)을 일으키는 겁니다.제..
여름 끝자락에 젤네일을 떼고 나서 발톱이 뿌옇게 변해 있는 걸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설마 나도?' 싶었습니다. 통증도 없고 일상에 지장도 없으니 그냥 덮어두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죠. 그런데 손발톱 무좀, 즉 조갑백선은 방치할수록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가족에게 번지는 골치 아픈 질환입니다. 치료법부터 생활관리까지, 제가 직접 알아본 내용을 정리했습니다.조갑백선,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걸까요?혹시 무좀약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본 적 있으신가요? 제가 직접 확인해봤더니 체부 백선, 고부 백선 같은 피부 무좀은 치료 기간이 최대 6주인 반면, 손발톱 무좀은 6주부터 시작이라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엔 오타인가 싶었는데, 이유를 알고 나니 오히려 1년도 짧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조갑백선(Onychomyc..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고 '헬리코박터 양성'이라는 글자를 본 순간, 저도 처음엔 그냥 위가 좀 약한 거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찾아볼수록 이 세균 하나가 만성 위염부터 위암까지 이어지는 긴 사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증상이 없다고 해서 위가 건강한 건 절대 아닐 수 있습니다.헬리코박터균, 그냥 두면 정말 괜찮을까요?위산은 pH 1~2 수준의 강산성 환경입니다. 그 안에서 살아남는 세균이 있다고 하면 믿겨지시겠습니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여기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란 위 점막층에 파고들어 장기간 염증을 일으키는 나선형 세균으로,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출처: WHO).제가 처음 양성..
솔직히 저는 대상포진이 물집 보고 나서야 병원 가면 되는 병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제 주변 지인이 등 한쪽이 며칠 동안 찌릿찌릿하다고 했을 때 그냥 근육통이겠거니 넘겼다가, 결국 발진까지 번진 뒤에야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후유증이 반년 가까이 이어지는 걸 보면서 제가 초기 증상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을 꽤 오래 했습니다.발진 없어도 대상포진일 수 있다, 초기 증상의 함정제가 실수한 부분이 바로 여기였습니다. 대상포진 하면 대부분 띠 모양의 물집을 먼저 떠올리는데, 사실 그 물집이 올라오기 3일에서 7일 전부터 이미 신경 안에서는 전쟁이 시작됩니다.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는 어릴 때 수두를 앓고 나서 몸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점에 다시 활성화됩니다...
솔직히 저는 역류성 식도염을 꽤 오래 방치했습니다. 가슴이 쓰리고 신물이 올라오는데도 "그냥 위가 좀 예민한 거겠지" 싶었거든요. 그러다 증상이 목까지 번지고 나서야 제대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약을 먹으면 금세 좋아지는데, 끊으면 또 재발하는 이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결국 생활습관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약 효과는 좋은데, 왜 끊으면 또 재발할까역류성 식도염은 위와 식도가 만나는 부위의 하부식도괄약근(LES, Lower Esophageal Sphincter) 기능이 약해지면서 생깁니다. 여기서 하부식도괄약근이란 음식은 아래로 내려보내고 위산은 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일종의 밸브 역할을 하는 근육입니다. 이 밸브가 제때 닫히지 않으면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고, 위산을 버티도..
흰머리가 난 위치만 보고 뇌전증이나 중풍을 예측할 수 있다는 이야기,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저도 처음 이 내용을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몸을 더 꼼꼼히 살피자는 메시지로는 공감이 됐는데, 흰머리 위치와 특정 질환을 직접 연결하는 부분은 제가 알고 있는 것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어떻게 이해하는 게 맞는지 정리해 봤습니다.흰머리 위치와 의학적 팩트흰머리, 즉 백모증(Canities)은 모낭 안에 있는 멜라닌세포(Melanocyte)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생깁니다. 여기서 멜라닌세포란 머리카락에 색소를 공급하는 세포로, 이 세포가 제 역할을 못 하게 되면 색이 빠진 하얀 머리카락이 자라게 됩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노화와 유전입니다. 가족 중 20~30대에 흰머리가 많이..
내염이 생긴다는 말, 저도 오랫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직접 재발 패턴을 추적해보니, 단순히 피로 탓이 피곤하면 구 수면 부족과 심리적 스트레스가 훨씬 더 결정적인 방아쇠였습니다. 구내염, 구각염, 헤르페스 구순염은 이름만 비슷할 뿐 원인과 치료법이 전혀 다른 질환입니다. 이 셋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면 엉뚱한 연고를 사다 바르는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재발 원인 — "피곤해서 그렇다"는 말이 절반만 맞는 이유구내염이 왜 생기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피곤하면 생기는 거 아닌가요?"라고 답합니다.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재발 시점을 기록해보니, 야근이 이어지는 주보다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잠을 설친 밤 이후에 훨씬 더 자주 올라왔습니다. 육체적 피로보다 수면 ..
뻣뻣하게 굳어 있는데, 베개를 바꿔봐도 나아지질 않았습니다. 높으면 높은 대로 불편하고, 낮추면 낮춘 대로 머리가 무겁고. 제가 오랫동안 베개 높이를 제대로 모르고 썼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경추 정렬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아무리 좋은 소재의 베개를 써도 목 통증은 반복될 수밖에 없었습니다.경추 정렬을 망치는 베개 높이의 진실오랫동안 저는 낮은 베개가 무조건 목 건강에 좋다고 믿었습니다. 주변에서도, 여러 글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했거든요. 그래서 한동안 아주 낮은 베개를 쓰다가, 어느 날부터 오히려 뒤통수 쪽이 묵직하게 눌리는 느낌이 생겼습니다. 머리가 심장보다 낮아지면서 혈액이 머리 쪽으로 몰리고, 두통과 어지럼증이 함께 왔습니다. 제 경험상 낮은 베개가 능사가 아니라는 걸 몸으로 먼저 느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오랫동안 과일을 밥 먹고 나서 입가심처럼 먹어왔습니다. 건강에 좋다는 음식이니 언제 먹어도 괜찮겠지 싶었던 거죠. 그런데 과일의 당지수(GI, Glycemic Index)를 처음 수치로 비교해봤을 때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흰쌀밥보다 사과의 당지수가 훨씬 낮다는 사실, 알고 있었습니까? 과일을 언제,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몸의 반응이 꽤 달라집니다.당지수로 보는 과일의 진짜 실체당지수(GI)란 특정 음식을 섭취했을 때 혈당이 얼마나 빠르게 올라가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GI가 높을수록 혈당이 빠르게 치솟는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GI 55 이하를 저당지수 식품으로 분류합니다.제가 직접 수치를 비교해봤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이 부분이었습니다. 당뇨가 있는 분..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세제를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넣었는데, 오히려 빨래에서 쿰쿰한 냄새가 더 심하게 났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이유를 냄새가 나는 몰랐습니다. 세탁, 수건 관리, 물티슈 사용처럼 매일 반복하는 행동들이 실제로는 위생 상태를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세제를 많이 넣으면 더 깨끗해진다는 착각저도 한동안 빨래할 때 세제를 눈대중으로 넉넉히 넣는 편이었습니다. '많이 넣으면 더 잘 씻기겠지'라는 논리였는데, 실제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특히 드럼 세탁기로 바꾼 뒤부터 빨래에서 묘한 잔여물 느낌이 나기 시작했고, 그때 처음으로 세제 정량 문제를 진지하게 찾아봤습니다.드럼 세탁기는 통돌이 방식과 달리 사용하는 물의 양이 적습니다. 세제를 많이 넣어도 충분히 헹궈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