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 암 환자가 생겼을 때, "나도 걸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그 상황에 놓인 건 아니었지만, 주변에서 그 고민을 꺼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유전자 검사라는 선택지가 얼마나 무겁고 복잡한 문제인지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피 한 방울로 미래 질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말은 분명 솔깃하지만, 막상 결과지를 받아 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게 전부가 아니더라고요.암예측: 유전성 암, 알고 나서야 제대로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언니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가족 전체가 유전자 검사를 받고, 자신에게 BRCA1 유전자 변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어떤 분의 이야기를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몰랐으면 그냥 살았을 텐데, 알게 된 것이 오히..
저는 잇몸질환이 생겼을 때, 약국에서 잇몸약을 사다 먹으면 괜찮아지겠지 싶었죠. 그런데 제대로 알고 보니, 그 안일한 생각이 잇몸뼈를 조금씩 녹이고 있었습니다. 치주염의 원인부터 스케일링의 진짜 의미, 잇몸약과 소금 가글의 실제 효과까지 — 제가 직접 정리해봤습니다.잇몸이 내려가는 건 노화가 아니라 관리 부족이었다제가 실수한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나이 들면 잇몸이 내려가는 게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4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치아가 시리고 뿌리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을 때, 저는 그걸 노화의 증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달랐습니다.잇몸 퇴축의 핵심 원인은 치태(플라그)입니다. 치태란 음식을 먹고 나서 치아 표면에 형성되는 끈적한 세균막을 말합니다. 이게 제때 제거되지 않으면 잇몸 경..
저는 골다공증 을 '노인이 걸리는 병'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아프지 않으면 괜찮은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70대 어르신이 의자에서 일어나다가 척추가 내려앉았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야 이 병이 얼마나 조용하게, 얼마나 깊숙이 파고드는지 실감했습니다. 증상이 없다는 게 오히려 가장 위험한 이유였습니다.골절이 목숨을 위협한다는 말, 처음엔 과장인 줄 알았습니다골다공증을 공부하면서 제가 가장 충격받은 건 사망률 수치였습니다. 대한골대사학회 자료에 따르면, 중장년층이 고관절 골절을 입었을 때 1년 안에 사망하는 비율이 남성은 21%, 여성은 14.8%에 달합니다. 고관절 골절 환자 10명 중 두 명이 1년 내에 사망한다는 건데, 처음에는 솔직히 과장된 수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유를 파고들수록 ..
어머니가 TV 볼륨을 한껏 올려놓는 걸 보면서 저는 그냥 나이 드셔서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난청을 방치하면 치매 위험까지 올라간다는 얘기를 접하고 나서, 그제야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귀 문제가 이렇게까지 깊은 곳과 연결돼 있을 줄은,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메니에르병, 그냥 어지럼증이 아닙니다제 지인 중에 50대 초반인데 갑자기 세상이 빙글 돌면서 쓰러진 분이 있습니다. 처음엔 과로 탓이라고 했는데, 검사 결과는 메니에르병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처음으로 이 병 이름을 제대로 들여다봤습니다.메니에르병(Ménière's disease)이란, 귀 가장 안쪽 내이(內耳)에 림프액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면서 청력과 평형 기능을 동시에 망가뜨리는 질환입니다. 여기서 내림프수종(endolymph..
세포 분열이 초당 300만~400만 번 일어나는 동안, 그중 약 1%인 3만 개에서 복제 오류가 발생합니다.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좀 멍했습니다. 암이 단순한 불운이 아니라,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확률 게임이라는 뜻이니까요.유전자 복제 오류: 암의 시작점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있다암 진료 현장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술 담배도 안 했는데 왜 암에 걸렸을까요?" 그 반대편에는 평생 담배를 피웠는데 멀쩡한 분도 계십니다. 이 간극을 이해하려면 먼저 유전자 복제 오류라는 개념부터 들여다봐야 합니다.우리 몸은 약 37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이 세포들은 끊임없이 분열하며 교체됩니다. 문제는 세포 하나에 30억 개의 염기 서열이 담겨 있고, 분열할 때마..
저는 마늘을 그냥 "냄새 나는 양념"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매일 먹으면서도 왜 좋은지 제대로 따져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러다 마늘의 성분과 조리법에 따른 차이를 제대로 들여다보니, 제가 알던 것과 꽤 다른 부분이 있었습니다. 특히 "마늘은 무조건 생으로 먹어야 좋다"는 생각이 절반만 맞다는 사실은 꽤 뜻밖이었습니다.마늘 냄새의 정체, 알리신이 만들어지는 원리마늘 특유의 향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저도 한동안 "그냥 황 성분 때문이겠지" 하고 넘어갔는데, 실제로 파고들면 꽤 정교한 화학 반응이 숨어 있습니다.통마늘 안에는 알린(Alliin)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여기서 알린이란 마늘 세포 안에 조용히 저장된 전구물질로, 그 자체로는 냄새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마늘을 자르거나 으깨면 세포벽이 깨..
밀가루가 혈당에 나쁘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설마 국수 몇 번 먹는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고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밀가루 음식을 즐겨 먹던 사람들이 단 3주 동안 식단을 바꾼 뒤 혈당 수치와 체성분이 달라졌다는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오늘은 그 수치들을 하나씩 뜯어보면서, 밀가루를 무조건 끊는 게 아니라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밀가루와 혈당: 정제 탄수화물이 몸에서 하는 일제가 처음 이 주제를 파고들면서 가장 놀랐던 건 밀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밀은 쌀, 옥수수와 함께 세계 3대 작물 중 하나고, 단백질 함량은 쌀보다 오히려 높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밀가루 대부분이 정제 과정을 거쳐 식이섬유와 영양소가 대부분 제거..
퇴근길에 겨우 3층을 계단으로 올라갔을 뿐인데 종아리가 뻐근하고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게 느껴졌습니다. 평소에 걷기 운동은 꽤 한다고 생각했는데 계단은 차원이 다른 자극이었습니다. 계단 오르기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일상 속에 숨어있는 운동 기구라는 말이 비로소 실감이 났습니다.걷기보다 강한 자극, 계단이 심폐기능과 하체 근력에 효과적인 이유계단 운동이 일반 걷기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체중을 수직으로 들어 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지를 걸을 때는 앞으로 나아가는 힘만 쓰면 되지만, 계단에서는 엉덩이 근육,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근육), 슬굴곡근(허벅지 뒤쪽 근육), 종아리까지 동시에 동원됩니다. 여기서 대퇴사두근이란 무릎을 펴는 동작을 담당하는 허벅지 앞쪽의 네 갈래 근육을 말하고, 슬굴곡근이란..
응급상황에서 잘못된 상식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제가 바로잡아야 했던 응급처치 상식들, 그리고 실제로 사람을 살릴 수 있는 행동 세 가지를 기록한 것입니다.잘못된상식: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응급처치, 사실은 틀렸습니다제가 어릴 때부터 들어온 말이 있습니다. "데이면 얼음 대라." 너무 당연해서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게 틀린 처치라는 걸 알게 됐을 때 꽤 당황스러웠습니다.화상을 입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화상 부위를 차갑게 식히는 것, 여기까지는 맞습니다. 문제는 방법입니다. 얼음이나 아이스팩을 피부에 직접 대면 화상 부위의 혈류가 급격히 저하됩니다. 혈류 저하란 쉽게 말해 손상된 조직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상태를 뜻합니다. 이미 열..
칫솔질을 '세게 많이 하면 잘 닦이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치과에서 잇몸이 파여 있다는 얘기를 들은 뒤로 뭔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알고 보니 문제는 힘이 아니라 위치였습니다. 어디를 닦고 있느냐, 얼마나 자주 산성 환경에 노출시키느냐, 이 두 가지가 치아를 지키는 핵심이었습니다.안 닦이는 자리와 산성 음료 — 충치는 여기서 시작됩니다제가 처음 이 사실을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분명히 매일 두 번씩 닦고 있었는데 왜 잇몸이 나빠지는 건지 이해가 안 됐거든요. 직접 거울을 들고 확인해봤더니, 제가 열심히 닦고 있던 곳은 치아의 넓고 매끄러운 바깥면이었습니다. 사실 그 부분은 혀와 볼, 음식물의 움직임만으로도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세정되는 곳입니다.문제는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